공지사항

대안교육과 공교육의 즐거운 동행 / 불이학교 교장 이철국 (오늘자 한겨레 신문에 실린 글 입니다.)

1,670 2014.07.01 10:44

첨부파일

짧은주소

본문




[왜냐면] 대안교육과 공교육의 즐거운 동행 / 이철국


진보적 시민교육에 대한 열망을 바탕으로 전국에 우후죽순 격으로 진보 교육감들이 솟아올랐다. 

1기 진보 교육감 시대의 성과를 이어받은 2기 진보 교육감 시대의 전망은 무엇일까? 
모처럼 조성된 기회를 맞아 진보적 시민교육이 뿌리를 내리는 결실을 맺기 위해서 대안교육과의 협력 작업을 제안한다.

진보적 시민교육의 원형질이 대안교육 안에 있다. 
지난 20여년 동안 대안교육은 민주교육, 학생자치활동, 생태교육, 보편적 인권 평화교육을 한발 앞서 실천해왔으며, 
이 성과와 미숙했던 시행착오마저도 공교육 혁신에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대안교육은 지금 이곳에서 시민이라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묻고 고민하며 실천해온 교육이다. 
공적인 마당에서 올바른 시민을 기르겠다는 공교육의 정신과 맞닿아 있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2기 진보 교육감 시대 대안교육과의 파트너십을 발휘하게 된다면 그 시너지 효과는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클 것이다.

1기 진보 교육감 정책과 차별화된 2기 진보 교육감 시대의 전략은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1기의 상징인 혁신학교, 무상급식, 학생인권의 성과를 넘어 교육의 사회적 의미를 아예 새로이 모색하는 보다 근본적인 성찰로 나아가는 것이다. 
표면적인 변화를 넘어서 교육의 겉과 속을 모두 아우르는 변화는 쉽지 않다. 

그러나 속이 변하지 않으면 표면의 변화는 사상누각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기존의 공교육을 지배하고 있는 생각과 관행을 근본적이지만 천천히 바꾸는 것, 즉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어야 한다.

두번째는 현장의 평교사를 개혁의 동반자로 내세우는 것이다.

혁신학교와 학생인권이 위에서 가르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면서 현장에서 약간의 혼란이 야기되었다. 
1기 진보 교육감 시절 현장 교사들은 위만, 즉 교육감만 바라봤다. 

교사들은 개혁의 주체로 나서는 대신 매력적인 어젠다들을 내놓는 교육감만 바라보면서 뒤따라 다녔다. 
교육감들만의 리그가 되지 않고 가능한 한 많은 아이들과 교사들이 리그의 주인공이 될 때에만 교육현장은 기적처럼 바뀔 것이다.

혁신학교가 좋은 것이라면, 또 무너진 공교육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라면 몇몇 학교를 지정해서 급하게 혁신시키는 것이 아니라 모든 학교를 서서히 혁신시키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그 열쇠는 위로부터의 관료적 억압 구조를 제거하고 학교마다 교사와 학생 중심의 자율적이고 민주적인 학교 문화를 형성하는 것인데, 대안교육의 힘도 사실 여기에서 나온 것이다. 

혁신적인 프로그램과 이벤트는 개발하고 공유할 수 있겠지만 혁신적인 생각과 정신을 북돋을 수 있으려면 좀더 창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교육 구조와 제도가 당장 바뀌지 않아도 우리가 변화시키고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대안교육이 그 증거다.

대안교육은 진보교육을 한발 앞서서 실천해온 선구자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민주교육을 지지하는 양식 있는 일반 시민의 눈에서 보면 데자뷔(기시감)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시감은 일종의 안내자 구실을 하면서 공교육이 진보적 시민교육의 실천으로 나아감에 있어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자신감을 갖게 해줄 것이다.

그동안 대안교육이 실천한 진보적 교육활동 때문에 교육부로부터 감시와 불이익을 받았으며, 시·도교육청으로부터 무시를 당했다. 

교육부가 외면하고자 했던 것은 대안교육 현장이라기보다는 교육에 대한 올바른 생각과 실천이었다.

대안학교가 같은 대안학교면서 모두 다 조금씩 다른 것처럼, 전국의 혁신학교가 모두 다 똑같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지역에 따라서 저마다 다른 혁신적 내용이면 더 좋을 것이다. 

이제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민주적인 학교 문화의 모델과 답을 찾기 위해서 핀란드, 스웨덴, 프레네학교, 발도르프를 배우러 멀리 다녀올 필요가 없다. 

우리의 문화 풍토에서 성장한 가까이 있는 대안교육 현장을 들여다보면 그곳에 답이 보일 것이다.

공교육의 큰 학교와 대안교육의 작은 학교들이 서로 손잡고 한국의 교육을 바꿔나가는 모습을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이철국 불이학교 교장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14-07-01 10:46:15 학부모 수다방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934건 1 페이지
제목
불이학교 아이디로 검색 2023.09.19 445
kafki 아이디로 검색 2024.02.14 172
kafki 아이디로 검색 2023.11.09 287
kafki 아이디로 검색 2023.10.26 330
kafki 아이디로 검색 2023.10.26 319
kafki 아이디로 검색 2023.09.11 578
kafki 아이디로 검색 2023.07.22 515
kafki 아이디로 검색 2023.07.03 654
kafki 아이디로 검색 2023.06.15 573
kafki 아이디로 검색 2022.12.01 826
kafki 아이디로 검색 2022.11.22 986
kafki 아이디로 검색 2022.10.25 858
kafki 아이디로 검색 2022.10.24 892
kafki 아이디로 검색 2022.10.07 829
kafki 아이디로 검색 2022.10.06 808
월간베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