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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들의 울부짖음. 5기 여행 3일차입니다. 단양에서 원주로...

3,054 2015.06.04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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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고 어제는 아이들과 진실게임을 하다가... 시간을 놓쳤네요.

지금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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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들의 울부짖음 53일차 여행입니다.

 

- 오늘은 단양에서 원주로 넘어가는 날입니다. 아침에는 고수동굴을 보고 원주로 가기로 했습니다. 아침 940분 버스를 타기 위해 아침부터 부랴부랴 움직이네요. 2조의 아침은 식빵에 잼을 바르고 우유 한잔입니다. 너무 간단하네요. 빵을 물어 봅니다. 잼을 발랐다고 하는데 딸기나 포도의 맛이 나지 않습니다. 분명 잼은 보이는데...

편의점에서 사먹는 김밥이나 빵을 보면 딱 가운데만 있고 밖에는 아무것도 없는 듯...

정말 건성건성 만든 잼 바른 식빵이네요. 2조 인원을 말하고 싶지만... 그래도 아침 일찍 일어나 식빵을 살짝 데치고, 잼을 바른 수고가 있으니...

흰 우유를 안 먹는, 아니 못 먹는 학생도 있고 좋아하는 학생도 있어서... 저는 흰 우유를 못 먹습니다. 먹으면 화장실을... ㅜ ㅜ

고수동굴까지는 버스를 타고 가면 되네요. 단양읍까지 가지 않고 고수동굴 입구에서 내리면 된다는데... 그리고 원주역으로 가면 됩니다. 공동짐이 너무 많네요. 박스를 4개로 나누고 역시 남자아이들이 자처해서 들었습니다. 여학생들은 남학생들의 작은 짐들을 들어주고...

훈훈하네요. 고수동굴 들어가는 길목에서 버스를 내렸는데 이 많은 짐과 가방을... ㅜㅜ

그래서 관광안내소에 들어가 부탁을 드렸습니다. 썩 좋아하시지는 않지만, 복도에 쌓아 올리고 고수동굴로 갔습니다. 걸어서 15분정도...

고수동굴은 5천년 역사를 가진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동굴입니다. 예전에 보신분들도 있겠지만 20154월에 B 코스가 더 연장되어서 더 길어졌습니다. 80분가량 탐험이네요. 한 줄로 쭈욱 서서 동굴을 탐험했습니다. 역시 멋지네요. 독수리 바위, 선녀탕 등... 사자바위는 사자 보다는 호랑이나 괴수처럼 보였습니다. B 코스까지 갔다 오니 1010분에 들어갔었는데, 1130분에 나왔습니다. 거의 정확히 시간이 맞네요.

우리나라 관광지는 늘 판매하는 것이 이상한 물건들과 인형. 그리고 공기총 쏴서 풍선 터트리기 등만 있네요. 정말 볼 것 없습니다. 갑자기 나오니 더워졌습니다. 동굴 안에는 14도 였기에 추웠었는데요. 더운데... 다시 관광안내소로 걸어갔습니다. 갑자기 몇 명이 장난감을 사고 싶다고, 칼과 권총을 사왔습니다. 지금 그 놈의 칼이...

관광안내소에서 고수대교를 건너니 시외버스 터미널과 다누리 센터가 있어 큰 계단 그늘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단양에서 원주가는 기차는 1438분이라 시간이 애매하게 남았습니다. 1시간 가량 자유시간을 주기로 하고, 바로 옆의 구경시장을 다시 갔습니다. 어제 먹었던 불갈비 만두가 너무 맛있어서요. 몇 명 빼고 구경시장을 갔습니다. 개인적으로 사 먹을 사람은 사 먹고 쉬고 싶은 사람은 쉬고... 그 곳에서 모자란 식자재를 더 사고, 만두와 컵 빙수를 먹었습니다. 시간 딱 맞춰서 130분에 집합. 짐을 정리 한 후 145분에 버스를 탔습니다. 단양 역까지 15분 가량 걸리고, 2시 경에 도착했습니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얼렸던 오징어가 국물을 흘리기 시작했네요. 겨우겨우 원주역에서 조금 씻어 낸 후 봉지에 넣었습니다.

기차가 6분 가량 연착 되고 나서 도착하였습니다. 원주역까지는 1시간 가량 걸리는데도 아이들은 그 시간을 이용하여 게임을 하고 놀기 바쁩니다. 여기저기서 맞아서 죽어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누군가 게임에 져서 손등을 맞고, 등짝을 맞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몇몇이 두들겨 맞고 나니 원주역에 도착하였습니다. 터져버린 박스를 묶기 위해 역무실로 가서 테이프를 빌리고, 버스를 타기 위해 건너편으로 걸었습니다. 몇몇은 하나로마트로 가서 수박을 사왔습니다. 원주는 역시 라서 그런지 버스도 많고 사람도 많습니다. 20분 후에 버스가 오네요. ^^

3분 남겨놓고 아이스크림을 사러 저랑 민석이가 뛰었습니다. 종류 생각말고 무조건 21개 골라.. 하고 마구 꺼냈죠. 아이스크림을 사서 버스정류장으로 오니 바로 버스가 오네요. 단양과는 달리 사람이 너무나도 많아 대부분 서서 갔습니다. 조금만 가면 내리겠지 하고 기다렸지만... 반 정도는 서서 왔습니다. 35분 가량...

버스 기사 아저씨께서 자연휴양림 앞까지 내려주셔서 금방 갈 줄알았습니다. 하지만...

1km 라고 적혀 있어 30분 정도만 가면 되는 줄알았는데... 언덕이 장난 아닙니다. 짐은 들었고, 가방은 무겁고, 날씨는 덥고... 40분은 넘게 왔네요. 다들 죽어갔는데... 여기서 700m를 더 가랍니다. 우리 숙소까지... ~~

오늘 너무 힘든 하루네요. 매표소, 안내소에 말씀드리니 조금있다가 트럭을 보내주신다고 합니다. ~~ 하는 소리와 함께 우리는 빈 손으로 숙소까지 올라갔습니다.

트럭에 짐을 다 싣고 올라가는데, 경사가 너무 급하네요. 왠만한 차는 잘 못 올라간다고 하는 그 경사를 아이들은 네발로 기어서 왔습니다. 다행히 숙소가 너무나도 좋아서 마음에 듭니다. 복층형 2층집 통나무집입니다. 10인실인데... 여유있게 잡았습니다. 1만원 더 투자해 아이들이 편안하고 넓게 지낼 수 있게요. 12조가 함께, 34조가 함께 남자아이들은 나누었고 여학생들은 방 하나를 썼습니다. 여학생방을 가운데 놓고... ^^

바로 씻자마자 저녁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스파게티에 욕수수를 올리고 파슬리를 살짝 뿌려주고... 콩나물을 씻고 다듬어 콩나물국을 끓이고... 부대찌개를 하기도 하고, 아니다... 라면을 끓였는데 부대찌개 맛이 나는 김치라면 같은...??? ㅋㅋㅋ 부대찌개, 스파게티, 콩나물국... 그리고 만두를 구워먹자 하여 만두를 열었더니만 납작만두가 6개만 들어있어 허탈한 가운데 국물에 만두 한 개씩만... ㅎㅎ

그렇게 저녁을 먹고 우린 9시에 모였습니다. 역시나 우리 아이들은 멍석을 깔아주면 잘 못하는... 하지만 몇몇이 조금씩 분위기를 바꿔가며 자리도 바꾸기도 하고... 남녀 섞여서 게임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369 게임, 눈치 게임, 사랑해 게임 등... 여러 명의 등짝이 뻘게 졌네요.

그러다가 왕게임을 하다가 진실게임으로 번졌습니다. 진실게임의 주제는 역시나 연애 얘기네요.

저도 씻어야 하는데... 이 얘기를 안 들을 수가 없어서 11시가 넘도록 진실게임을 하였습니다. 12시 가까이 진실게임을 하다가도 왕게임을 하다가도...

진실게임의 이야기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 ㅎㅎ

 

솔까말을 한 아이들도 있고... 조금 늦게 잤네요. ^^

밤이 깊어가는 휴양림의 늑대들은 오늘은 떠들기 보다는 속삭입니다. 친구관계가 가장 중요한 5기 아이들에게는 어쩌면 연애관심사는 잘 커간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그다지 힘든 여정이 아니었습니다. 3일째였는데,,, 어떠한 것이 재미있었냐고 물으니 히치하이킹을 해서 트럭 뒤에 타고 온 일과 그냥 계속 걸은 일... 아이들은 예정에 없던 일을 기억하나봅니다. 역시 오늘의 에피소드는 무엇인지... 변기가 한 번 막히기도 했고... 아이들끼리의 진실게임 속 이야기가 에피소드네요. 그렇게 알게 된 편입 한 아이들 영채와 시은이의 진짜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작년과는 달리 커가는 모습이 보이는 것은 서로 무엇을 해야할지 알고 있으며 스스로 해 나가려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작년 모임이었다면 교사가 진행을 해주어야 했지만, 이제는 아이들이 스스로 풀어나가려하네요.

우리가 아무리 밀고 당긴다 한들 커가는 속도와 방향이 다른 아이들은 더 빨리도, 더 느리게도 크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고 나면 갑자기 커져있는 듯한 모습을 보일 때면 사람은 아마도 곤충처럼 계단식 성장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갑자기 커버린...

크게 울어야 늑대가 아닌 것처럼 오늘은 조용히 속삭입니다. 그 속삭임 속에 자신의 내면의 흔들림이 얼마나 일어날지는 ... 그릇의 크기도 아니고, 그 아이의 생각도 아닌... 시간과 기다림인 것 같습니다. 흔들리며 피는 꽃처럼. 우리 안에 맺혀있는 무언가를 뱉어내는 중2들의 울부짖음은 오늘도 계속 되는 듯합니다.

 

자연휴양림 속에서 ... 아이들은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정말 자연인처럼...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그 상태로 돌아갈 듯합니다.

 

3일차 여행 후기였습니다. ^^


댓글목록

진아진효맘님의 댓글

이렇게도 터놓고 울부짖을  수 있기에 아이들이 멋지게 달라지나 봅니다. 아자 홧팅!!!

영채맘님의 댓글

바다쌤~
글 쓰시면 자알 쓰시겠는데요^^
실감나는 여행기 고맙습니당~

시은맘님의 댓글

저도 그곳에 함께 있는듯한 이 기분....
역쉬 바다쌤의 글.
짱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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